지난 토요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단편소설집’을 보고 왔습니다.부산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부산시민회관에 대한 추억이 하나둘은 있을 것이고, 아직도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하는 것에 놀랄지도 모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내부는 좋아졌지만 외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극 ‘단편소설집’은 포스터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했을 뿐이에요”, “너는 내 인생을 훔쳤구나.”라는 대사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공연 날짜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19년작 강연극제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을 보고 작 강연극제이기 때문에 뭔가를 검색해보니 부산연극협회에서 하는 작지만 강한 연극제였습니다.

실내 주차장에 주차하고 휠체어로도 오를 수 있는 경사도를 오르면 부산시민회관이 나옵니다.
부산시민회관 마당에는 돌고래 조형물이 있고 여름에는 작은 분수도 나와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티켓팅과 자판기, 음료수를 마시며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습니다.그리고 기차에서 본 과자를 고르는 자판기도 있습니다.
오늘 연극을 보는 부산 시민 회관 소극장입니다.
소극장은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연 전에 무대 사진을 한 장 찍어봅시다. 연극이 끝나고 커튼콜 때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커튼콜 때도 아무도 사진을 찍지 않아서 저도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시민회관 주차장은 공연장에서 티켓을 보여주고 주차등록하면 공연에 따라 길게는 5시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극장 공연처럼 인원이 많을 때는 실내 주차장에 자리가 없으면 돌아오고 부설 주차장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럼 연극 ‘단편소설집’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소설작가이자 문예창작고 교수인 루스 스타이너, 그녀를 존경하는 대학원생 리사 모리슨. 리사가 루스의 조수가 되면서 연극은 시작됩니다.젊고 생기 넘치는 루스, 뭔가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리사, 하지만 6년이라는 시간동안 리사의 지도를 받으며 자신의 이야기로 작가로 등단하게 됩니다. 리사가 모르게 신청한 곳에서 뽑혀 연극 분위기가 이상해져요.
그리고 2부에서는 갈등이 고조됩니다. 갈등의 원인은 루스가 리사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썼기 때문입니다.리사는 자신의 삶을 훔쳤다고 고소를 준비하고 있고, 리사는 자신에게 말한 이유가 책으로 나오길 바라기 때문이 아니냐고 입장을 설명합니다.리사가 루스를 다시는 보지 않으려고 내쫓고 그렇게 연극은 끝납니다.
내용은 어떻게 보면 단순한 편이지만 두 여배우가 주고받는 대화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두 여배우의 대사 전달이 너무 잘 돼서 연극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를 딕션(정확성과 유창성을 두루 갖춘 발음)이 좋다고 표현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저는 왠지 리사가 찡했어요. 6년이라는 세월 동안 제자이자 친구로서 마음을 열었지만 물론 루스가 말한 질투가 전혀 없었다고 부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이야기로 장편소설을 쓴 제자 루스에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찔린’ 기분이 들 것 같다는 마음에 공감했습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연극에 집중하면서 감상할 수 있었고 연극이 끝나고 나니까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2022. 3. 24.